만족

알뜰폰 쓰십시요 본문

알뜰폰 쓰십시요

잡동사니 Satisfaction 2020. 1. 28. 12:19

나에게 알뜰폰에 대한 인식은 사실 별로 좋지 않다.

 

딱히 알뜰폰을 써보고 불만이 생겼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이름에서 오는 거부감이 있다.

 

이게 공모전같은걸로 이름을 받아서 선정한거라는데, 개인적으로 이름만 보고서는 뭔가 기존 통신사에 비해 속도가 느린 대신 요금이 싼 것만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알뜰폰이 뭘까?

참고

 

우리나라에서 이동통신망 사업자를 불러보라면, 백이면 백 SKT/KT/LG를 떠올릴 것이다.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입된 곳이기도 하고.

 

그런데 피쳐폰때는 덜 느껴졌겠지만, 3G/4G/5G로 넘어오면서 가계 요금제 부담이 극심해지기 시작했다

(4인 가족 기준 한달 통신비로만 10~20만원이 나간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3~5만원 정도의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요금제 부담이 커져가는 것을 정부에서도 인식해, 지난 2011년부터 이동통신망 사업자들에게 '망 대여'를 의무적으로 시키기 시작했다.

 

쉽게 말해서 이동통신사는 데이터/전화/문자 사용량 일부를 다른 기업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사들인 기업들이 매우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다시 판매하는 구조를 가진다.

얼마나 저렴한가?

LG를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4G 무제한 요금제는 (월 2.5GB, 초과시 400kbps) 44000원이고

리브모바일(알뜰폰, KB에서 운영), 가장 저렴한 4G 무제한 요금제 (월 11GB, 초과시 3Mbps) 22000원이다.

 

요금부터 2배가 차이나지만, 기본제공 데이터는 약 4배가 차이나며

초과시 속도 차이는 7~8배에 육박한다.

 

만약 데이터/통화/문자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연락오면 받는 식으로만 사용한다면

LG를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4G 요금제는 (월 250MB) 20900원이고

리브모바일(알뜰폰, KB에서 운영), 가장 저렴한 4G요금제 (월 1GB) 는 6600원이다.

 

어떻게 사용해도 한달에 통신비를 최소 50%이상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왜 써야 하는데?

내가 기존에 사용하던 요금제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에 5500원을 추가하여 데이터 초과시 400kbps로 속도제한을 걸어 무제한으로 사용중이였다.

이렇게 하면 한달 약 26000원 정도가 부과되는데, 400kbps는 여간 느린 속도가 아닐 수 없다.

 

400kbps라고 하면 감이 잘 안잡힐텐데, 카카오톡과 같이 조그마한 텍스트를 주고받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웹서핑이나 사진/동영상을 주고받을 떄는 한세월 기다려야 한다.

 

400kbps는 어느정도의 속도인가?

 

먼저 400kbps는 초당 400킬로바이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kbps는 kilo bit(byte가 아니다) per second로 400kbps는 1초에 400*1000bits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실제로는 초당 50킬로바이트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네이버 모바일 홈페이지를 모두 로드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아보자

https://m.naver.com/

브라우저 캐시 없이는 1.7MB를 로드한다.

(브라우저 캐시는 이미 다운로드한 리소스에 대해 브라우저에 그 리소스를 저장해 두고 일정 기간 동안은 그 리소스를 새로 받아오지 않는 방식으로 서핑 속도를 높여준다)

 

이는 즉,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를 캐싱 없이 모두 로드하기 위해서는 약 40초가 걸린다는 것을 의미하며

 

https://m.naver.com/

캐싱이 있을 경우에도 약 6초 가량이 소요된다.

 

6초정도야 참아줄 수 있지만, 처음 방문하는 페이지에서는 캐시가 없기 때문에 정말 울화통이 터진다.

 

게다가 6~40초는 오간 리소스들의 크기만 계산한 것이고,

실제로는 커넥션 과정에서 추가 절차가 필요하고

백그라운드에서 데이터를 소모하는 앱들 때문에 더더욱 오래 걸린다.

 

그런데 알뜰폰을 사용했을 경우에는 초과 데이터 속도제한 수치가 7~8배 더 빠르다.

 

보수적으로 7배 차이가 난다고 가정하고 다시 계산해보면

캐싱 없이는 약 6초, 캐싱이 있으면 1초 이내에 완전한 다운로드가 가능해진다.

 

속도/요금 관점에서는 이미 끝난 게임이다.

이 좋은걸 왜 안쓸까?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알뜰폰은 기존 3사 이동통신사에 비해 C/S가 터무니없이 부실하다.

 

만약 여태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고객센터를 자주 이용했다면

알뜰폰으로의 이전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자급제(휴대폰을 통신사로부터 구입하지 않고, 따로 구매)를 사용중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근처 휴대폰 매장에 가서 휴대폰을 구매하는데

알뜰폰은 매장같은게 거의 없다시피 해서 전부 직접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알뜰폰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싼 요금제만 고집했다면

해당 사업자가 폐업하면, 다른 알뜰폰 사업자에게 가입을 진행하는 동안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쪼오끔 더 비싸더라도 우체국, KB, 홈플러스와 같이 규모있는 기업의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

(2020-01-28 기준 KB의 리브모바일이 끝판왕이다)

 

또한, 3사 이동통신사에 비해 공시지원금이 턱없이 적다.

휴대폰을 자주 변경하는 사람이라면 별로 좋지 못한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추가 혜택이 없다.

 

예컨데 결합할인이나 멤버쉽 혜택 같은게 없다.

이를 계산해 보았을 때, 알뜰폰을 사용했을 때의 요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면, 옮기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주의

만약 알뜰폰으로의 이전을 확신했다면, 남아있는 약정 기간을 먼저 조사해보아야 한다.

 

3사 이동통신사로부터 공시지원금이나 요금할인을 받고 휴대폰을 구입했다면, 보통 2~3년 내에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지 않겠다는 '약정'이 걸려 있다.

 

만약 약정이 남아있는 상태로 이전하면, 어마어마한 위약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결론

알뜰폰은 통신비 절감에 어마어마한 혁신을 가져왔다.

 

그러나 기존 통신사가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면서 밥까지 목구멍에 넣어 줬다면

알뜰폰은 맨땅에 던져놓고 전부 알아서 해야 한다는 느낌이 있다.

 

이에 대해 알아보기 번거롭다고 생각하다면, 그냥 가만히 있는게 낫다.

 

괜히 막 했다가 위약금 폭탄 떨어지고, 받고 있는 혜택이 다 떨어져나가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으니까.

 

 

 

 



Comments